《 마지막 》/ 빤냐완따 스님

관리자
2022-11-09
조회수 387



나뭇잎이 떨어집니다. 

한 잎 두 잎 소리없이 떨어집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새떼처럼 날리면서 떨어집니다. 

떨어진 나뭇잎이 오솔길을 덮습니다. 

마치 색동옷을 펼쳐놓은 것만 같습니다. 

비질할까 하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가을 오솔길엔 낙엽이 뒹굴러야 제맛이지 싶어서. 


생자필멸(生者必滅).

생겨난 것은 반드시 소멸하는 법이지요.

여름 한철 그토록 푸르렀던 무수한 나뭇잎들. 

머지 않아 떨어지게 될 마지막 한 잎.  

마지막 남은 한 잎은 또다른 시작일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이란 말은 언제나 진지하게 다가옵니다. 

예상은 누구나 하고 있지만, 대개는 

예상밖의 일로 다가옵니다. 


사람이든 조형물이든 

모든 것에는 반드시 마지막이 있습니다. 

마지막 잎새, 마지막 수업, 마지막 무대, 마지막 편지,

형장으로 끌려가던 애국지사가 마지막 바라보던 별.

임종의 순간 사랑하는 가족과의 마지막 이별. 

우리는 모두 그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부처님께 올린 쭌다의 첫공양이 

결국 마지막 공양이 된 것처럼

늘 마지막을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오늘 공양 받은 이 탁발음식이

이 승의 마지막 탁발음식이며,

부처님전에 올리는 한 개의 향공양

오체투지한 채 드리는 이 경건한 예배가 

이 생의 마지막 예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누구나 한 번은 마지막을 만나게 됩니다. 

오늘 밤 잠들었다가 내일 깨어나지 못한다면 

오늘 밤이 생의 마지막 밤이 될 것입니다. 

창가에 앉아 아침햇살을 맞이합니다.

과연 그 햇살 몇번이나 더 맞이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어제 죽은 사람들이 그토록 살고 싶었던 

오늘' 을 살고 있습니다. 만일 오늘이

이번 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여러분은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 세월은 불대인(不待人) 》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무정세월' 이라고 하지요.

세월을 쏜살 같다고도 합니다.

10대 때는 10km,  30대 때는 30km

50대 때는 50km,  70대 때는 70km ...

눈 깜짝할 새 흘러가버린 세월.

그 세월을 멈춰 세울 수 있나요? 


우리의 삶은 이미 시위를 떠난 화살

마지막 지점에 도착할 때까지 

단 한 순간도 진행을 멈추지 않듯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법구경>에 이르기를

비록 백년을 살더라도 

게을러 정진하지 않는다면

그 백년보다는 부지런히 정진하며 산

그 하루가 훨씬 낫다 하였고, 


비록 백년을 살더라도 

최상의 진리를 모른다면

그 백년보다는 진리를 알고 산 

그 하루가 훨씬 낫다 하였습니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지만 

늦었을 때가 그나마 그래도 빠른 것.

생사해탈을 향해가는 수행자에게 

내일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세상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수행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수행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요소입니다.

세상과의 인연 끝나는 날 여러분들은

돈 명예 사랑 그 어떤 것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오직 수행의 선업공덕만이 여러분들을 

바르게 인도할 것입니다.



《 인신난득(人身難得) 》 


한량없는 생사윤회 속에서 

우리는 사람의 몸을 받아 태어났습니다.

사람으로 있을 때 윤회의 틀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모든 존재는 육도를 윤회합니다.

자기가 지은 업을 따라 선처(善處)에 날 수도 있고 

악처(四惡처)에 떨어질 수도 합니다.

선업공덕을 쌓으면 천상이나 인간계에 태어납니다.

악업을 지으면 지옥ㆍ아귀ㆍ축생ㆍ아수라 등

불행한 곳 처참한 곳에 태어납니다. 


사악처에 떨어진 존재들은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알지 못합니다. 

도덕적인 것과 비도덕적인 것,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분별하지 못한 채 

오랜 세월동안 실로 비참한 삶을 살게 됩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사악처에 떨어지기는 쉽습니다

선처의 영역은 매우 제한적이지만

사악처의 영역은 무한하게 열려 있습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 그 벼랑끝에서 

과거의 업에 의해 전져진 돌맹이가 

더 이상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집니다. 순간

눈 깜짝할 새 사악처 중 한곳에 태어납니다. 


이처럼 사악처에 떨어지기는 쉽지만 

선처에 나기는 실로 어렵습니다.

특히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 어렵습니다.

만일 사람으로 태어난다 할지라도

바른 법을 만나 윤회의 틀 벗어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그것은 부처님의 정법이 세상에 남아있을 때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비유하셨습니다.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사람이 

한 개의 구멍을 가진 멍에를 바다에 던져 넣는다고 하자.

동풍은 그것을 서쪽으로 떠밀고,

서풍은 그것을 동쪽으로 떠밀며,

북풍은 남쪽으로, 남풍은 북쪽으로 떠밀고 갈 것이다. 

마침 그곳에 눈먼 거북이 백 년 만에 한 번씩 떠오른다 하자.

비구들이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눈먼 거북이가 백년에 한 번씩 물위로 떠올라서 

멍에의 한 개 구멍 속으로 목을 넣을 수 있겠는가?” 


“세존이시여, 

그것은 참으로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어느 시절 어느 날에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비구들이여, 눈먼 거북이가 

백 년에 한 번씩 물 위로 떠올라서 

멍에의 한 개 구멍 속으로 목을 넣는 것이 

한번 악도에 떨어진 어리석는 자가 

인간의 몸을 다시 받는 것보다 더 빠르다고 여래는 말한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비구들이여, 그곳에서는 

법다운 행위가 없고 바른 행위가 없으며 

유익한 행위가 없고 덕스러운 행위가 없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서로를 잡아먹는 양육강식만이 있을 뿐이다.” 


“비구들이여, 

어리석은 자는 몸으로 나쁜 행위를 하고 

말로 나쁜 행위를 하며 마음으로 나쁜 행위를 한다.

몸으로 나쁜 행위를 하고 말로 나쁜 행위를 하며 

마음으로 나쁜 행위를 하여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처참한 곳 [苦界], 불행한 곳[惡妻], 파멸처, 지옥에 태어난다.” 


“비구들이여, 현자는 

몸으로 선행을 하고 말로 선행을 하며 마음으로 선행을 한다.

몸으로 선행을 하고 말로 선행을 하며 마음으로 선행을 하여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좋은 곳, 천상 세계에 태어난다.”



《 바람 앞의 촛불 》 


촛불이 타오릅니다. 

바람 앞에 촛불이 흔들립니다 

꺼질 듯 꺼질 듯 불꽃이 팔랑입니다.

밤하늘의 별들처럼 사람 사는 세상엔

무수히 많은 촛불이 타고 있습니다. 


밝게 타오르고 있는 촛불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촛불

꺼질듯 꺼질듯 깜박이고 있는 촛불

반의반쯤 타다가 꺼질 촛불

반쯤 타가가 꺼질 촛불 

삼분지 이쯤 타가가 꺼질 촛불

심지를 모두 태우고 꺼질 촛불

그 촛불 가운데 여러분의 촛불은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는 모두 바람 앞의 촛불입니다. 

언제 꺼질 지 모르는 촛불입니다.

먼훗날 꺼질 수도 있겠지만

곧 꺼질지도 모를 촛불입니다.

언제 꺼질 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그러나 반드시 꺼질 수밖에 없는 촛불입니다.

한 번 꺼지면 금생에는 되살릴 길 없는 

우리들의 마지막 촛불입니다. 


수행하십시오. 

부지런히 정진하십시오.

바람 앞의 그 촛불이 훅 꺼지기 전에. 


             * 


   불멸 2566.11.5

   천림산 기슭에서 

   메따와 함께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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