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걷는 수행>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2)

관리자
2021-04-24
조회수 500

게시자 Co-Admin Mahānāma

Mahānāma Pariyatti, patipatti, pativedha

Feb 19, 2021, 12:00 AM 

한국테라와다불교《빤냐완따》이사장 스님의 금요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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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수행>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

《2》

초기경전을 통해 살펴 본
<걷는 수행>의 ‘명칭’에 대하여(Ⅰ)

걸음걸이를 주제로 한 수행 방식이 초기경전에는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역경사들은 또 어떻게 번역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참고 문헌은 【빨리어3장 PTS본】·【빨리어3장 미얀마 6차결집본】, 전재성 선생의 『빠알리語辭典』(1994), 최봉수 선생의 번역 율장대품 『마하박가』1·2·3(1998), 『상윳따 니까야』1·2·3·4·5·6(각묵스님 역주, 2009) ,『앙굿따라 니까야』1·2·3·4·5·6(대림스님 역주, 2006~7), 『맛지마 니까야』합본(전재성 선생 역주), 『담마빠다(법구경)』1·2(거해스님 편역, 1992), 『Visuddhi-magga(淸淨道論)』(범라스님 역, 2003), 『Mahā Buddhavaṃsa』Ⅰ·Ⅱ(범라스님 역, 2009), 빨리어 성전을 통해 본 부처님의 생애 『부처님을 만나다』(담마간다스님 엮음, 2012), 【구나발타라 스님의 漢譯 『雜阿含經』】, 동국역경원에서 간행한 韓譯 『雜阿含經』(1993) 등입니다.

빨리어 3장에 ‘caṅkama’ 혹은 ‘caṅkamana’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새벽녘 노지에서
‘caṅkama’하고 계셨다”
(SN 10:8 수닷따경)

“비구들은 부처님 계신 곳에서
‘caṅkama’하고 있었다”
(SN 14:15 포행경)

빨리어 한글사전에 ‘caṅkama’ 는 산책, 경행, 경행장소, 사원경내, 경행당(經行堂)이란 뜻이고, 동사형 ‘caṅkamati’는 거닐다, 산책하다, 경행하다. 그리고 ‘caṅkamana’는 거닐음, 경행, 경행당 등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즉 ‘caṅkama’의 1차적 의미는 거닐음, 산책, 포행 정도로 이해됩니다. 그러나 경전의 문맥들을 살펴보면 ‘caṅkama’가 그 1차적 의미를 포함하면서도 ‘걸음걸이’를 통해 삼매를 계발하고 통찰지를 성숙시켜 나가는 수행의 한 방식으로 확장됩니다.

Atha kho anāthapiņḍiko gahapati yena sītavanaṃ yena bhagavā tenupassaṅkami. Tena kho pana samayena bhagavā rattiyā paccūsasamayaṃ paccuṭṭhāya abbhokāse caṅkamāti. addasā kho bhagavā anāthapiņḍikaṃ gahapatiṃ dūratava āgacchantaṃ. Disvāna caṅkamā orohitvā paññatte āsane nisīdi. Nisajja kho bhagavā anāthapiņḍikaṃ gahapatiṃ etadavoca:
“ehi, sudattā”ti
Atha kho anāthapiņḍiko gahapati, mānena maṃ bhagavā ālapatīti, haṭṭho udaggo tattheva bhagavato pādesu sirasā nipatitvā bhagavantaṃ etadavoca:
“kacci, bhane bhagavā sukhamasayitthā”ti?
【SN 10:8 <Sudattā-sutta>】

그때 아나타삔디까 장자는 차가운 숲으로 세존께 다가갔다. 그 무렵 세존께서는 밤이 지나고 새벽이 되었을 때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노지에서 포행을 하고 계셨다. 세존께서는 아나타삔디까 장자가 멀리서 오는 것을 보셨다. 보시고는 포행단에서 내려오셔서 마련된 자리에 앉으신 뒤 아나타삔디까 장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라 수닷따여.”
그러자 아나타삔디까 장자는 ‘세존께서 내 이름을 불러주시는 구나.’라고 모골이 송연하고 감격하여 거기서 세존의 두 발에 머리를 대고 엎드려서 세존께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편히 잘 주무셨습니까?”
【상윳따 니까야 10:8 <수닷따 경>】

“Ekaṃ samayaṃ bhagavā rājagaha viharati veluvane kalandakanivāpe. bahudevarattiṃ abbhokāse caṅkamitva rattiyā paccūsasamayaṃ pādepakkhāletva vihāraṃ pavisitva dukkhiņena passena sīhaseyyaṃ kapesipāde pādaṃ accādhāhyataso sampajāna uṭṭānasaññaṃ manasi karitvā.Athakho māro pāpimā yena bhagavā tenupasaṅkami“
【SN 4:7 <Suppati-sutta>】

“한때 세존께서는 라자가하 대나무숲의 다람쥐 보호구역에 머무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밤의 대부분을 노지에서 포행하시다가 밤이 지나고 새벽이 되었을 때 신을 벗고 승원으로 들어가서 발로써 발을 포개고 마음챙기고 알아차리시면서[正念·正知] 일어날 시간을 인식하여 마음에 잡도리하신 뒤, 오른쪽 옆구리로 사자처럼 누우셨다.”
【상윳따 니까야 4:7<잠 경>】

“Ehi tvaṃ bhikkhu jāgariyaṃ anuyutto viharāhi. Divasaṃ caṅkamena nissajjāya avaraņīyehi dhammehi cittaṃ parisodhehi. Rattiyā paṭhamaṃ yāmaṃ caṅkamena nissajjāya avaraņīyehi dhammehi cittaṃ parisodhehi. Rattiyā majjhimaṃ yāmaṃ dukkhiņena passena sīhaseyyaṃ kappeyyāsi pāde pādaṃ accādhāya sato sampajāno uṭṭhānasaññaṃ manasi karitva tattiyā pacchimaṃ yāmaṃ paccuṭṭhāya caṅkamena nissajjāya avaraņīyehi dhammehi cittaṃ parisodhehi.
【MN 125 <Dantabhūmi-sutta>】

“오라, 수행승이여. 깨어있음에 전념하라. 낮에는 경행과 좌선으로 장애가 되는 것들로부터 마음을 청정히 하라. 초저녁에도 경행과 좌선으로 장애가 되는 것들로부터 마음을 청정히 하라. 한밤중에는 오른쪽 옆구리를 밑으로 하여 사자의 형상을 취한 채 한 발을 다른 발에 포개고 새김을 확립하고 올바로 알아차리며 다시 일어남에 정신활동을 기울여 눕는다. 그리고 새벽녘에는 일어나서 경행과 좌선으로 장애가 되는 것들로부터 마음을 청정히 하라.”
【맛지마 니까야 125 <길들임의 단계에 관한 경>】


불멸 2565(2021). 2.19
천림산 기슭에서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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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 ‘파스를 붙이며’는 이 승이 한때 한국테라와다불교 설립에 참여하면서 나무에만 국집한 나머지 숲을 온전하게 알아차리지 못했던 어리석음을 반성하며 쓴 시입니다.

제1회 테라와다 학술세미나, 남산 담마스쿨 기획, 그리고 1년여에 걸친 『테라와다 불교의범』 편집이란 나무에 코피를 쏟아가며 집중하는 사이 이 승이 머물고 있던, 윗대부터 내려오던 암자에 큰 균열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교단의 기둥이셨던 냐나로까 스님 입멸 직후 발생한 2014년 일부 출·재가자의 갈등문제 해결을 위해 올인하고 나니 마침내 암자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의지처를 잃은 불자들은 흩어지거나 혼란에 휩싸였고, 이 승은 그해 겨울, 숲 속에 텐트 하나를 쳐놓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혹한의 겨울을 보냈습니다.

그때 비로소 앞과 뒤 주변의 모든 일들이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고, 지금 이 순간이 과거·미래의 상대적 개념이긴 하지만 과거·미래와 불가분의 인과관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공부가 삶과 수행이 일치되지 않은, 그야말로 수행을 위한 수행, 온실 속의 화초와 같은 반쪽짜리 공부였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무는 집중해서 세밀하게 볼 줄도 알아야 하지만 떨어져서 숲 전체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불교이론은 합리적이고 심오합니다. 삶의 근원적 문제해결법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적 성향을 가진 분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이론만으로도 생사해탈의 경지에 도달한 느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머리로만 이해되고 오온을 통해서 스스로 증험하지 못하면 자칫 교만의 도구가 되기 십상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수행이 온전하지 않은 채 ‘수행을 위한 수행’에 머문다면 수행 역시 아만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불교공부는 지금 우리가 움켜쥐고 있는 모든 것들, 움켜쥐려고 하는 그 마음을 바르게 보고 이해하면서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일입니다. 성스러운 <팔정도>는 계·정·혜 3학이 온전하게 구족된 고따마 붓다께서 몸소 실천하시고 증명해 보이셨던 수행법입니다. 일상생활 속에서의 성스러운 <팔정도> 실천 수행을 통해 부디 끝없는 윤회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구경의 해탈·열반에 이를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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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를 붙이며》

깊은 밤,
법당에 홀로 앉아서
고단했던 다리 위에 파스를 붙인다.

어린 시절 강가에서
물 놀이하다 잃어버린 검정 고무신 한 짝
떠내려가는 그 한 짝 바라보며
울면서 동동 거리던 다리.
삼천리호 자전거 타고
삼십 리 등굣길, 삼십 리 하굣길을
삼년 또 삼년을 달리던 다리.
그 어느 젊은 날의 가을체전
환호하는 인파 속에서
절뚝거리며 절뚝거리며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던 다리.

삶이란 무엇인가?
사랑이 무엇이며 죽음 또한 무엇인가?
원고지 한 묶음 볼펜 몇 자루 배낭에 넣고
지리산 오대산 설악산 한라산을
산짐승처럼 기어오르던 다리.

마침내 히말라야 랑탕계곡
그 절망의 골짜기에서 조난당해 떨던 다리.
섬나라 스리랑카, 숲 속 수행처에서
잠을 자다가 전갈에 물린 다리.
왕도마뱀 꼬리를 밟았다가 줄행랑을 치던 다리.
구렁이도 한 번쯤은 감고 가고
독사들도 몇 번쯤은 지나간 다리.
불타오르는 태양 아래
붉은 가사 두르고 인도대륙을 횡단하던 다리.
고따마 부처님의 전정각산 동굴 속에서
종일토록 꼼짝 않고 앉아있던 다리.
소나 비구처럼 아난다 존자처럼
사흘 밤낮 걷는 수행 ‘경행’만 하던 다리.
보름마다 포살당 ‘시마홀’ 로 들어가
부끄러운 온갖 허물 부처님께 고백하며
참회의 절을 올리던 다리.

그 어느 갑오년 겨울,
무너진 절터에서 묵묵히
부처님을 등에 모시고 걸어 나오던 다리.
눈길에 넘어진 노보살님을 모시고
병원으로 달려가던 다리.
재건을 위해 하루에도 열두번씩
산비탈을 오르내리던 다리.

어느덧,
실타래처럼 풀어지고 찢겨진 연골,
그 연골마저 모두 닳아 없어진 채로
기어이 천림산 꼭대기에 올라
“험난한 여정 모두 극복했노라 !”
당당하게 선언했던 다리.

인제는
새끼 고라니, 청솔모, 아기 산꿩과 함께
법당까지 달리기 경주쯤은 거뜬히 하는 다리.
지천에 피어 있는 민들레꽃도 이따금씩 밟으면서
‘빨리어 염불’ 리듬에 맞춰 산책도 하는 다리.
그래도 가끔은 붓고 쑤시고 저려오는 다리.

오늘 밤,
그 고단했던 다리위에 파스를 붙인다.
법당 향로에 향 한 개비 피워놓고
파란색 봉지를 이제 막 뜯으려는데,
문득 등 뒤에서 “수고했구나 !” 하시며
헌 파스를 떼어내고 새 파스 붙여주시는
부처님의 따뜻한 손길.
돌아보면 아무도 없고
창문 너머 어둠 속
피리새와 소쩍새가 번갈아가며 우는 봄 밤.


불기 2563(2019)년 봄
 천림산 기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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