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


초기불교(나는 무엇인가(1)/운영위원장 냐나로까스님

관리자
2021-04-21
조회수 1444


작성일 : 13-06-03 11:25 



2.1. 나는 무엇인가(다섯 무더기, 五蘊, pañca-khandha)


삶은 현실에 근거하고 있다. 현실에 토대를 두고 있지 않은 삶은 이미 삶이 아닐 수 있다. 여기서 삶이란 삶의 주체가 대상과 관계를 맺는 행위, 관계를 맺는 과정, 관계 맺음의 내용 이라고 할 수 있다.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따라서 삶의 주체인 ‘나’에 대한 정체성을 모르고는 불가능하다.


 붓다께서는 초기경의 도처에서 간단명료하게 ‘나’는 오온(panca-khandha, 五蘊)이라고 말씀하셨다. 다시 말하면 붓다는 나라는 존재를 물질, 느낌, 인식, 심리현상들, 알음알이의 다섯 가지 무더기로 해체해서 말하였다. 


여기서 ‘온(khandha, 蘊)’이란 ‘덩어리, 모임, 적취(積聚), 종류, 집합체’라는 뜻이다. 즉 같은 종류의 법(法)이 모여서 하나의 집합을 이룬 것을 ‘온(khandha, 蘊)’이라 한다. 그러므로 온은 궁극의 한 단위가 아니라 복잡한 집합체이다. 


불교는 색온(色蘊, rūpa) 이 외에 수(受, vedanā), 상(想, saññā), 행(行, saṅkārā), 식(識, viññāṇa)이라는 정신적인 사온(四溫)을 추가한 오온(pañcakhandhā, 五蘊)으로 설명하고 있다.(Saṃyutta Nikaya, 잡아함권3) 수, 상, 행, 식의 4온은 물질적인 색온을 바탕으로 개체를 지속적으로 존속시키려고 느끼고(受), 인식하고(想), 심리현상을 일으키고(行), 식별하는(識) 정신적인 기능을 각각 표현한 것이다. 인간 존재를 물질과 정신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었다고 볼 경우, 그 정신적인 부분을 생명활동이라는 측면에서 세분한 것이라고 말할 수가 있다. 오온은 인간의 물질세계와 정신세계의 총화를 의미하고, 현실적인 인간(나)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다섯 무더기에 대한 대략을 보면, 먼저 경에서 물질(色, rupa)은 “변형된다고 해서 물질이라 한다.”(S22:79)고 정의된다.

 여기서 변형은 변화와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변형(變形)은 형태나 모양이 있는 것이 그 형태나 모양이 바뀌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물질만의 특징이다. 느낌, 인식, 심리현상들, 알음알이오 같은 정신의 무더기들은 변화는 말할 수 있지만 변형은 없다. 형태나 모양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형은 물질에만 있는 성질이다.


둘째, 느낌(受, vedana)은 감정적, 정서적, 예술적 단초가 되는 심리현상이다. 

느낌에 바탕을 두고 있는 심리현상들 예를 들면 즐거운 느낌을 주는 것을 끌어당기는 심리현상인 탐욕이나 괴로운 느낌을 주는 대상을 밀쳐내는 심리현상인 성냄은 느낌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 이들은 오온의 네 번째인 심리현상들의 무더기(行蘊)에 속한다.


그래서 느낌을 감정적, 정서적인 단초가 되는 심리현상이라 표현한 것이다. 경들에 의하면 느낌에는 괴로운 느낌, 즐거운 느낌,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의 세 가지가 있다.


셋째, 느낌이 예술적이고 정서적인 심리현상들의 단초가 되는 것이라면 인식(想, saññā)은 지식이나 철학이나 사상이나 이념과 같은 우리의 이지적인 심리현상들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다. 인식은 이처럼 우리의 견해와 사상과 철학과 관계있다. 이것은 단박에 전환이 가능하고 유신견과 관계있다. 상, 락, 아, 정(常樂我淨)이라는 인식의 전도에 빠져서 어리석음으로 발전된다.


넷째, 행온(行蘊, saṋkhara-khandha)의 행은 ‘심리현상들’을 뜻한다. 

여기서 오온의 문맥에서 나타나는 행은 항상 복수 형태로 나타내고 있음에 유념해야 한다. 혹자들은 오온의 행온도 의도적 행위나 업형성(력) 등으로 이해하고 옮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행온의 한 부분인 cetana(의도) 만을 부각시킨 역어이다. 행온에는 이 의도를 포함한 50가지 심리현상들(느낌과 인식을 제외한 모든 심리현상, 혹은 심소법)들을 다 포함한다는 것이 주석서와 복주들을 비롯한 아비담마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다섯째, 여러 초기불전에서 ‘식별(識別, 了別)한다고 해서 알음알이라 한다’고 알음알이를 정의하고 있다. 

한편 초기불전과 아비담마와 유식에서 심(心, citta, 마음)과 의(意, mano)와 식(識, viññāna)은 동의어하고 한결같이 설명되고 있다. 


2.1.1. 물질(rūpa-khandha, 色蘊)


우리는 물질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물질(rūpa-khandha, 色蘊)은 걸림, 변형, 현현(顯現)의 성품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 걸림이란 물체에 바탕이 있어서 서로가 장애가 되어 들어갈 수 없음을 말한다. 변형은 물체에 걸림이 있어서 칼을 대거나 막대기로 치면 잘리게 되거나 다른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하여 형태가 변한다는 의미이다. 현현(顯現)은 겉으로 드러남인데 형상이 있어서 표시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불교에서는 물질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 초기경전에서 부처님께서는 물질을 이렇게 정의하신다. 


“빅쿠들이여, 그러면 왜 물질이라 하는가? 그것은 변형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물질이라 한다. 그러면 무엇에 의해서 변형되는가? 차거움, 더움, 배고픔, 목마름, 파리, 모기, 바람, 햇빛, 파충류들에 의해서이다”(S 22:79) 


여기서 변형(ruppana)은 변화(viparinna ma)와 다르다. 변형(變形)은 형태나 모양이 있는 것이 그 형태나 모양이 바뀌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물질만의 특징이다.

테라와다 불교에서는 근본물질인 지ㆍ수ㆍ화ㆍ풍의 4대와, 파생된 물질 24가지를 합하여 모두 28가지 물질을 인정하고 있다. 이 중에서 18가지는 구체적인 물질이라 하고 나머지 10가지는 추상적인 물질이라 한다.

구체적인 물질은 업, 마음, 온도, 음식에서 생긴 물질이고, 추상적인 물질은 허공, 몸과 말을 통한 암시, 물질의 가벼움, 부드러움, 적합함 그리고 물질의 생․주․이․멸을 말하며 이 추상인 것들을 테라와다 아비담마에서는 물질의 카테고리에 포함시킨다.


초기불교(테라와다)에서 물질에 대해서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 ‘avinibhoga(분리할 수 없는 것)’이란 개념이다. 

테라와다 아비담마에서는 4대와 형상(rūpa), 냄새(gandha), 맛(rasa), 자양분(ojā)의 여덟가지를 ‘분리할 수 없는 것’이란 용어를 써서 표현하고 있는데 이들은 항상 서로 묶여서 가장 단순한 형태에서부터 아주 복잡한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질적인 대상에 현현해 있기 때문이다. 


가. 물질의 열거(rūpasamuddesa)


물질은 4대와 4대로부터 파생된 물질의 2가지이며 이들은 11가지 부문으로 구분되어 있다.


가.1. 4대(mahābhūtāni) 

아비담마에서는 모두 28가지 형태의 물질을 나열한다. 이것은 크게 두 영역으로 분류된다. 4대와 파생된 물질이다. 


가.2. 파생된 물질

파생된 물질은 4대에서 파생된 물질이란 말이다. 파생된 물질은 4대에서 파생되었거나 4대를 의지해서 생긴 물질의 현상이다. 이들은 모두 24가지이다. 비유하자면 4대는 땅과 같고 파생된 물질은 땅에서 자라는 나무나 넝쿨과 같다고 하겠다.


이들 28가지 형태의 물질은 크게 11가지 부류로 나누어진다. 이들 중에서 일곱은 구체적인 물질(nipphanna-rūpa)인데 이들은 고유의 성질(sabhāva)을 가지고 있으며 그래서 위빠싸나로써 주시하고 통찰할 수 있는 것이다. 나머지 네 부류는 그 성질상 아주 추상적이기 때문에 추상적인 물질(anipphana-rūpa)이라 부른다.


가.1.1. 구체적인 물질(nipphanna-rūpa)

구체적인 물질(nipphanna-rūpa)로 번역한 nipphanna-rūpa에서 nipphanna는 nis(밖으로) + pad(to go)의 과거분사로서 어떤 물건이 완성되어 나온 것이란 의미에서 ‘만들어진, 생산된, 완성된, 완전한, 잘 훈련된’ 등의 뜻으로 쓰인다. 이들은 물질을 일으키는 원인인 업, 마음, 온도, 음식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생기는 물질이고 위빠싸나의 대상이 되는 물질이다.


(1) 근본 물질(bhūta-rūpa) 4 가지 : 땅의 요소, 물의 요소, 불의 요소, 바람의 요소는 근본물질이라 한다.

bhūta-rūpa를 mahābhūta라고도 한다. 4대는 잘 알려진 것처럼 ① 땅의 요소(paṭhavī- dhātu) ② 물의 요소(āpo-dhātu) ③ 불의 요소(tejo-dhātu) ④ 바람의 요소(vāyo-dhātu)이다. 요소란 ‘자기의 본성을 간직하고 있다’고 해서 요소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예를 들면 땅의 요소는 대지가 그러하듯이 함께 존재하는 물질의 법들을 지탱하기 때문이다. 땅 ․ 물 ․ 불 ․ 바람은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인데 이들은 서로 분리될 수 없으며 이들이 여러 형태로 조합되어서 작은 것은 미진에서부터 큰 것으로는 큰 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질을 구성한다.


(2) 감성의 물질(pasāda-rūpa) 5가지 : 눈, 귀, 코, 혀, 몸은 감성의 물질이라 한다.

감성은 그것의 토대가 되는 감각기관과는 구별이 되어야 한다.


① 눈의 감성(cakkhu-pasāda)

② 귀의 감성(sota-pasāda) 

③ 코의 감성(ghāna-pasāda)

④ 혀의 감성(jivhā-pasāda)

⑤ 몸의 감성(kāya-pasāda)


(3) 대상의 물질(gocara-rūpa) 4가지 : 색(형상과 색깔), 소리, 냄새, 맛과 물의 요소를 제외한 3대라고 불리는 감촉은 대상의 물질이라 한다.

안․이․비․설․신 다섯 감성의 대상인 색․성․향․미․촉의 다섯만을 gocara라라고 부르고 있으며 대상(visaya)이라 하기도 한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점은 이들 색․성․향․미․촉의 다섯 가지 대상 가운데서 촉(감촉, phoṭṭabba)은 28가지 물질 가운데 별개의 단위로서 인정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비담마에서는 이 감촉은 지대와 화대와 풍대의 화합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촉은 이 셋에 포함되므로 따로 최소 단위(dhamma)로서 설정하지 않는 것이다.


① 색(형상 혹은 색깔, 色, rūpa)

② 소리(sadda)

③ 냄새(gandha)

④ 맛(rasa)


(4) 성의 물질(bhāva-rūpa) 2가지 : 남성과 여성을 결정하는 물질이다. 


(5) 심장의 물질-(hadaya-rūpa) 1가지 : 심장토대는 심장의 물질이라 한다.

아비담마에서 mano(意)를 인식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여긴다. 그러므로 그 기관은 당연히 그 기관이 의지한 토대(vatthu)가 있어야 한다. 그런 mano와 mano의 알음알이(意識)들의 의지처로 심장을 주목한다. 이 심장에 있는 한 물질이 바로 심장토대(hadaya-vatthu)이다. 이 심장토대가 되는 물질을 hadaya-rūpa(심장의 물질)라 한다.


(6) 생명의 물질(jīvita-rūpa) 1가지 : 생명의 기능(命根)은 생명의 물질이라 한다.  


(7) 음식의 물질(āhāra-rūpa) 1가지 : 덩어리로 된 음식은 음식의 물질이라 한다.  


  가.1.2. 추상적인 물질(anipphanna-rūpa)

이 추상적인 물질은 위의 구체적인 물질 18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물질들로 11가지 물질의 부류들 중에서 나머지 다섯 부류에 속하는 물질들을 말한다. 이들은 구체적인 물질을 일으키는 원인인 업, 마음, 온도, 음식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생기는 물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점은 그렇기 때문에 이들 열 가지 추상적인 물질은 궁극적 실재(paramatha)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흥미로운 점은 북방 아비담마, 즉 설일체유부의 아비담마에서는 이런 추상적인 물질을 물질에 포함시키지 않고 마음부수(心所)들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1) 한정하는 물질(pariccheda-rūpa) : 허공의 요소(ākāsa-dhātu)는 한정하는 물질을 말한다.

제한하는 그 성질을 물질로 간주한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허공의 요소를 들고 있다.   


(2) 암시의 물질(viññatti-rūpa) : 몸을 통한 암시와 말을 통한 암시는 암시의 물질〔表色〕이라 한다.

아비담마에서 암시는 이것으로 사람이 그의 생각이나 느낌이나 의향 등을 전달하는 것을 말하며 몸의 암시와 말의 암시 두 가지가 있다.


(3) 변화의 물질(vikāra-rūpa) : 물질의 가벼움, 물질의 부드러움, 물질의 적합함과 2가지 암시는 변화의 물질이라 한다.

구체적인 물질의 특정한 형태나 드러남을 뜻한다. 위에서 설명한 두 가지 암시도 넓은 의미에서는 이 vikāra에 속하지만 세분하여 암시와 변화로 나누어서 분류하고 있다. 변화에는 가벼움, 부드러움, 적합함이 있는데 이 세 가지는 이미 유익한 마음부수에서도 나타났다. 거기서는 마음과 마음부수들에 해당하는 것이고 여기서는 물질에 해당하는 것이다.


(4) 특징의 물질(lakkhana-rūpa) : 물질의 생성, 물질의 지속, 물질의 낡은 성질, 물질의 무상함은 특징의 물질이라 한다. 여기서 태어남이라는 물질이 생성과 지속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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