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


빨리어 경 독송ㆍ암송을 생활화 하자 (2) / 빤냐완따 스님

관리자
2022-10-25
조회수 1397


테라와다 불자라면 반드시 수지독송하거나 암송해야 할 빨리어 경과 빨리어 게송이 있습니다.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초전법륜경(담마짝깝빠왓따나 숫따)

이 경은 고따마 붓다께서 완전한 깨달음을 이루신 직후 사르나뜨 사슴동산에서 다섯 제자들로 하여금 법의 눈을 뜨게 한 최초의 가르침입니다. 깨달음의 요체인 사성제(팔정도 포함)가 입체적으로 설해져 있습니다. 읽고 또 읽어 완전히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다소 긴 경이지만 불교의 요체경인 만큼 암송에도 한번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2. 팔정도경(막가위방가 숫따)

팔정도는 구경의 해탈ㆍ열반에 이르기 위해 반드시 닦아야 하는 불교수행의 결정체입니다. <팔정도경>에는 여덟가지 닦는 법이 간결ㆍ명료하게 설해져 있습니다. <팔정도경>을 분명하게 숙지ㆍ이해하지 않고서는 결코 올바른 수행의 길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빨리어 원문과 한글번역의 반복적인 독송ㆍ암송을 통해 경의 내용을 깊고 분명하게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가슴속 깊이 새겨 일상수행의 지침으로 삼기 바랍니다. 


3. 무아상경(아낫따락칸나 숫따)

이 경은 <초전법륜경> 설법 직후 설해진 경으로서 닙바나의 토대가 되는 '무아의 가르침'을 상세하게 담고 있습니다. 사슴동산에서 5제자들은 이 법문을 듣고 마침내 모든 집착을 여의고 아라한뜨 성자가 되었습니다. 무아의 진리는 몸과 마음에 대한 통찰수행을 통해 증득하는 것이지만, <무아상경>의 수지독송ㆍ암송을 통해 무아에 대한 인식을 계발할 수 있습니다. 빨리어 원문과 한글번역을 틈나는대로 독송ㆍ암송해 보시기 바랍니다. 


4. 12연기게송(빠띳짜사뭅빠다 가타)

12연기 법칙은 오온(몸과 마음)의 윤회와 해탈의 원리를 명확하게 밝혀놓은 불교의 핵심교리입니다. 고따마 붓다께서 완전한 깨달음을 이루시기 직전 중생들이 태어나고 죽는 윤회의 법칙을 일어나는 순서와 사라지는 순서대로 꿰뚫어 보신 내용이 바로 '12연기의 게송'입니다. 불자들은 법문 경청이나 교리학습을 통해 12연기의 법칙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비교적 짧은 게송이니 꼭 외워두시기 바랍니다. 


5. 대념처경(마하사띠빳타나 숫따)

'사념처 위빳사나 수행'의 교범이라 할 수 있는 경입니다. 몸ㆍ느낌ㆍ마음ㆍ법에 대한 관찰 방법이 매우 상세하게 설해져 있습니다. <대념처경>은 팔정도 가운데 정념(正念, 삼마-사띠) 부분을 구체화시켜 놓은 경으로서, 수행자라면 누구나 예외없이 그 내용을 분명하게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길이가 긴 경이니 서문 정도라도 암송해 보시기 바랍니다. 


6. 필수독송 자애경(까라니-야 멧따 숫따)

5부 니까야 가운데 하나인 <굿따까 니까야>에는 쿳다까빠-타(소송경)ㆍ숫따니빠따(경집)ㆍ 담마빠다(법구경)ㆍ자따까(본생경)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중 쿳다까빠-타(소송경)ㆍ숫따니빠따(경집)에 <까라니-야 멧따 숫따>(혹은 멧따 숫따)가 실려 있습니다. 테라와다불교권에서 전승되고 있는 '빨리어 28 보호경' 가운데 오랜 세월동안 가장 널리 독송ㆍ암송되어온 것이 바로 <까라니-아 멧따 숫따>입니다. 자애의 마음을 온 누리에 펼쳐 나가라는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고스란히 담고있는 매우 중요한 경입니다. 팔정도경과 함께 가장 먼저 암송해 보시기 바랍니다. 


7. 길상경(망갈라 숫따)

부처님께서 천인과 인간들을 위해 설하신 '진정한 행복의 요인 38가지'에 대한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진정한 축복이란 하늘이 내려주거나 누군가로부터 받는 것이 아니라 담마 따라서 각자 스스로 올바르게 살아갈 때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결과물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망갈라 숫따>는 <필수독송 자애경> 다음으로 많이 독송되고 있는 보호경입니다. 내용을 완전히 숙지한 다음 빨리어 원문과 한글번역을 함께 외워보시기 바랍니다. 


8. 승리의 길상경(자야 망갈라 숫따)

이 경은 부처님의 성도 직전과 성도 직후에 일어난 사건들을 9개의 게송으로 표현한 보호경입니다. 숱한 난관을 극복하여 마침내 완전한 깨달음을 이루신 부처님의 위대한 승리를 기억하면서 일념으로 이 경을 독송ㆍ암송하면 모든 불행이 사라지고 크나큰 공덕이 쌓여 마침내 깨달음의 축복이 함께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자녀의 결혼식, 이사, 개업, 생일 등 경사일에 <필수독송 자애경> <길상경>과 함께 자주 독송되어지는 경으로서 꼭 암송해 보시기 바랍니다. 


9. 보배경(라따나 숫따)

한때 릭차위국의 수도 웨살리에 극심한 가뭄과 전염병이 창궐하여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었는데, 부처님께서 제자들을 이끌고 직접 웨살리로 가시어 연민의 마음으로 발우에 담은 물을 뿌리며 삼중으로 된 웨살리 성벽 사이를 도셨습니다. 그리고 밤의 삼경 내내 <라따나 숫따>를 암송한 결과 전염병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라따나 숫따>는 자연재앙이 발생하거나 집안에 우한이 생겼을 때 빠짐없이 독송되는 보호경입니다. 테라와다 불자라면 누구나 암송할 수 있어야 합니다. 


10. 법구경 게송들(담마빠다)

<담마빠다>는 5부 니까야 1만7천5백여 경 가운데 종교를 초월하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읽혀지고 있는 초기경전입니다. <담마빠다>에는 423개의 게송이 주제별로 배경담과 함께 실려 있는데, 423개의 게송 가운데는 이미 세간에 널리 알려진 게송들이 많이 있습니다. 부처님의 깨달음의 게송, 삼법인 게송, 칠불통계 게송을 포함한 보옥과도 같은 게송들이 곳곳에 실려 있습니다. 그 중에 30게송 정도를 선택하여 한 게송 한 게송씩 외워보시기 바랍니다. 혹은 주제를 하나 선택하여 그 주제에 들어 있는 게송을 모두 외워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가령 '마음의 장' 11게송. 


11. 빨리어 공양게송

출가수행자는 4가지 공양물에 의지하여 살아갑니다. 즉, 가사ㆍ탁발음식ㆍ수행처소ㆍ의약품입니다. 아침ㆍ저녁 예불 때마다 그 공양물에 대해 반조하는 게송을 독송합니다. 혹은 그 공양물을 사용하는 순간순간 각각에 맞는 게송을 독송하기도 합니다. 4가지 공양물에 대한 반조게송은 비단 출가자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재가수행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음식과 관련된 두번째 게송은 전형적인 빨리어 공양게송으로서 출가자는 물론 재가자들도 식사 직전 식탁 앞에서 가족이나 도반들과 함께 독송할 수 있습니다. 짧막한 게송이니 빨리어 원문과 한글번역을 외워두었다가 매 식사 때마다 빨리어 원문과 번역문을 연달아 암송해도 되고 둘 중 하나만을 암송해도 됩니다.(사진글 참조) 


12. 삼귀의 5계문

예불을 시작할 때, 혹은 경이나 게송을 독송하기 전에 삼귀의를 낭독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삼귀의 낭독을 통해 부처님의 덕행과 지혜를 회상하면서 부처님 가르침 따라 반드시 생사해탈을 이루겠노라는 서원을 세울 수 있습니다. 


"나모- 땃사 바가와또- 아라하또- 삼마-삼붓닷사(3번)

(그분, 존귀하신 분, 모든 번뇌 떠나신 분, 스스로 

  완전한 깨달음을 이루신 분께 예배드립니다.)

붓당 사라낭 갓차-미.(부처님을 의지하여 나아가겠습니다)

담망 사라낭 갓차-미.(담마를 의지하여 나아가겠습니다)

상강 사라낭 갓차-미.(상가를 의지하여 나아가겠습니다)

뚜띠얌삐 - - -(두번째도 - - - ) 따띠얌삐 - - - (세번째도 - - - ) 


또한, 모든 불자들은 5계문을 독송ㆍ암송함으로서 모든 불행의 원인이 되는 악행을 짓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아침ㆍ저녁 예불 때, 혹은 경이나 게송을 독송하기 전에 삼귀의와 함께 일반적으로 5계문을 낭독합니다. 


13. 삼보예찬

아침ㆍ저녁 예불을 비롯한 모든 테라와다 예식에는 반드시 삼보예찬이 낭독됩니다. 삼보예찬은 10가지 부처님 공덕, 6가지 담마 공덕, 그리고 9가지 상가 공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삼보의 공덕을 일념으로 회상하고 찬탄하면 신심이 증장되고 마음이 청정해집니다. 또한 무기력하거나 산란했던 마음이 안정되면서 차츰 기쁨이나 행복감이 생겨납니다. 삼보예찬은 예불 때 뿐만 아니라  경ㆍ게송을 독송하기 전에 하나의 예비의식으로서 삼귀의와 함께 삼보예찬을 독송해도 됩니다. 


14. 공덕회양문 

모든 테라와다 예식은 공덕을 일체 중생들에게 회향하는 <공덕회양문> 낭독으로 마무리 됩니다. 염불을 하든 법문을 듣든 좌선을 하든 행선을 하든 그와같은 행위는 모두 자신을 위한 선업공덕이 됩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라면 그러한 선업공덕을 자신에게만 한정하지 않고 일체 중생들에게 회향함으로써 부처님의 대자대비 정신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공덕회양 게송은 2가지가 있습니다. 아침ㆍ저녁 예불 때 낭독하는 게송을 <웃딧사나- 딧타-나 가-타->, 일반법회나 각종 불교행사 때 낭독하는 게송을 <뿐냐- 아누모-다나- 가-타->라고 합니다. '테라와다 예불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상으로 테라와다 불자라면 반드시 수지독송ㆍ암송해야 할 빨리어 경과 게송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위에 언급된 필수독송경ㆍ게송 이외에 한글번역 빨리어 경전을 주의깊게 읽어나가다가 특별히 눈에 띄거나 중요하게 생각되는 부분(게송 등)은 따로 메모해 두었다가 빨리어 원문을 찾아 함께 외워 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쿳다까 니까야의 <우다나>(우러나온 부처님 말씀 게송), <테라가타>(장로 게송), <테리가타>(장로니 게송)는 깨달음과 관련된 진리의 게송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주 독송하여 그 깊은 잘 새겨보시기 바랍니다. 


'노는 입에 염불하라' 는 옛 속담이 있습니다. 왜 노는 입에 염불하라 했을까요? 사람들은 매순간 업을 짓습니다. 일평생 업을 지으며 살아갑니다. 업은 6근(안이비설신의) 가운데 <신ㆍ구ㆍ의> 세 통로를 통해서만 짓게 됩니다. <신ㆍ구ㆍ의> 3업 중에 특히 입으로 짓는 <구업>은 인간관계 속에서 일생동안 가장 빈번하게 짓는 업입니다. <구업> 가운데 대표적인 4가지 악업이 있습니다.  즉, 거짓말ㆍ이간말ㆍ악담하는 말ㆍ쓸데없는 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팔정도경>을 통해 입으로 짓는 업 4가지를 삼가하라 이르셨습니다. 즉, 거짓말을 삼가하고, 이간질하는 말을 삼가하고, 험한 말을 삼가하고,  쓸데없는 말을 삼가하라 이르셨습니다. 경전독송을 생활화하는 불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진실만을 이야기합니다. 경전의 독송ㆍ암송을 생활화하는 불자는 이간말을 하지 않고, 험한 말을 하지 않고,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이 승은 매일 빨리어 <팔정도경>과 그 밖의 경ㆍ게송들을 암송합니다. 오전에도 암송하고 오후에도 암송하고, 새벽에도 암송하고 밤에도 암송합니다. 나무밑에 앉아서도 암송하고 버스 안에서도 암송합니다. 암송에만 집중하다 보면 간혹 한글의 뜻을 못 새길 때도 있지만, 가능한 한글의 뜻을 새겨가면서 암송합니다. 빨리어 암송이 어느 정도 익어지면 한글의 뜻은 저절로 따라 붙게 됩니다. 빨리어 단어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따라가다보면 강한 집중력이 생겨나면서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팔정도경>을 암송할 때마다 스스로를 비추어 봅니다. 내가 지금 <바른 생각>(3가지)을 가지고 있는가? <삿된 생각>에 빠져 있지는 않은가? 오늘은 <바른 언어>에 역행하는 4가지<그릇된 언어>로써 구업을 짓지는 않았는가? 혹은 살아있는 생명을 해치는 등 몸으로 짓는 3가지 나쁜 행위를 저지르지는 않았는가? 등등. 암송하면서 비추어보기도 하고, 순간순간 상황 따라서 비추어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하루 일과를 마친 뒤에 점검하기도 합니다. 


한국인 수행자들 중에는 알아차림 수행이나 위빳사나 통찰만이 테라와다불교 수행의 전부라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경전 공부를 등한시하게 됩니다. 테라와다불교 수행의 특징은 교학공부의 탄탄한 기초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경전의 독송ㆍ암송은 교학공부의 일환입니다. 특히 빨리어 경전의 독송ㆍ암송은 불교수행의 기초인 동시에 테라와다 불자로서 갖추어야 할 필수덕목입니다. 경전을 독송ㆍ암송하다보면 가르침을 잊지 않게 되고, 독송ㆍ암송을 반복하다보면 미처 알지 못했던 부처님 가르침의 깊은 뜻을 이해하게 됩니다. 


경전을 독송ㆍ암송하면 다음과 같은 이익을 얻게 됩니다. 경의 독송ㆍ암송이 거듭될수록 삼보에 대한 신심이 깊어지면서 대상에 대한 탐욕이 줄어듭니다. 혼침ㆍ산란함ㆍ법에 대한 의심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집중력이 강화되고 기쁨과 행복감이 생겨납니다. 몸과 마음이 고요해지면서 높은 삼매를 유지하게 됩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경전을 수지독송ㆍ암송하면 항상 천신이 보호하여 그 어떤 두려움도 생겨나지 않고 평정심이 유지됩니다. 그리하여 마음의 방향이 생사해탈을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빨리어 경ㆍ게송의 독송과 암송을 생활화합시다. 특히 마음이 우울하고 불안할 때, 갖은 망상으로 마음이 산란하고 들뜰 때, 알아차림이 잘 되지 않을 때 빨리어 경이나 게송을 독송ㆍ암송해 보십시오. 노는 입에 염불하듯,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틈나는대로, 위에 언급된 빨리어 필수독송경ㆍ게송들을 수지독송ㆍ암송 하십시오. 독송ㆍ암송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슴 속 깊이 새겨서 진정한 테라와다 불자, 테라와다 수행자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불멸 2565(6).10.23. 

   천림산 기슭에서 

   메따와 함께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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